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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로컬/사회] 우리도 몰랐던 우리것 한국만의 ‘젓가락’ 글로벌 문화가 되다

작성자 : 이일의
    
    [LA로컬/사회] 우리도 몰랐던 우리것 한국만의 ‘젓가락’ 글로벌 문화가 되다    
    
    ▶ 지금은 납작한 젓가락 손잡이, 조선시대 마름모꼴로 복원...손에 딱 맞게 설계 돼 편리, 
    미·중·대만 등에 수출 늘어
    ▶ 나무 젓가락에 그림 새기고 외국인들 만들기 체험도 인기
    “한식 세계화=젓가락 세계화, 음식먹는 도구도 함께 가야”
    
    
     
    중국계 캐나다인 린다 쳉씨가 서울 종로구 ‘저집’에서 젓가락 만들기에 열중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한국 사람들은 왜 쇠로 만든 젓가락을 사용하죠? 한국 드라마 보면 왕이 식사를 하기 전에 독이 들었나 
    안 들었나 젓가락으로 확인하던데, 그것과 관련이 있나요?”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부암동에 위치한 젓가락 
    갤러리 ‘저집’. 이틀 전부터 홀로 한국을 여행하고 있다는 캐나다인 린다 쳉(61)씨의 엉뚱한 질문에 이곳 저곳
    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독을 확인하는 건 은수저고,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건 스테인리스 젓가락”이란 유경민 저집 공동대표의 
    답변에 쳉씨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한국인들이 굳이 무거운 쇠젓가락을 사용하는 이유에 대한 궁금증만큼은 
    사라지지 않은 듯했다. 
    
    1주일 간의 빠듯한 한국 여행 일정을 쪼개 쳉씨가 저집을 찾은 건 ‘나만의 젓가락’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6년 전 국내 최초 젓가락 갤러리라는 타이틀로 문을 연 저집은 1년 전부터 젓가락 만들기 체험을 제공하고 있다. 
    일반인이 유기나 스테인리스 젓가락을 제작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나, 나무 젓가락은 짧은 시간 동안 누구나 
    손쉽게 만들 수 있다. 주로 젓가락 문화권이 아닌 미국과 캐나다, 유럽에서 많이 오지만, 중국과 일본 관광객도 
    종종 온다고 한다. 
    
    젓가락 만드는 방법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먼저 미리 옻칠이 된 기다란 조리용 나무 젓가락을 어느 정도 길이로 
    자를지 정해야 한다. 중국식 젓가락이 가장 길고, 한국식이 중간, 일본식이 가장 짧다. 작은 톱으로 긴 젓가락 
    뒷부분을 잘라낸 뒤엔 사포를 이용해 잘려나간 면을 부드럽게 만든다. 이후 아크릴 물감으로 젓가락 손잡이 부분
    에 원하는 그림이나 문양을 그려 넣으면 된다. 그 위 방수코팅 작업에 소요되는 30~40분만 기다리면, 나만의 
    젓가락이 완성된다.
    
    ■한국 대표 기념품 꿈에서 시작
    
    우리가 매일 삼시세끼 사용하는 젓가락을 하나의 문화 콘텐츠로 소비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젓가락이 익숙
    하지 않은 외국인뿐 아니라, 한중일 문화권에 속하는 이들도 우리 젓가락을 찾는다. 한국 방문을 기념하기 위한 
    작은 선물로, 전통 문화를 체험하는 수단으로 젓가락의 활동 영역이 점점 넓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 뒤에는
     젓가락을 하나의 문화 상품으로 여기고 발전시키려는 이들의 노력이 숨어있다.
    
    저집의 문을 연 박연옥 대표가 젓가락이 갖고 있는 문화 콘텐츠로서의 힘을 발견한 것은 약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공예문화사업을 하던 그에게 어느 날 한 일본 바이어가 젓가락을 보여주며 “우리나라(일본) 젓가락
     장인이 만든 것”이라며 자랑을 늘어놓았다고 한다. 중국에도 젓가락 장인이 있는 것은 마찬가지. 젓가락은 
    한중일 세 국가가 공통으로 갖는 문화적 특성인데, 한국에만 ‘우리나라 대표 젓가락’이 없다는 점이 아쉬웠다. 
    기존에 책갈피 공예를 하면서 갖고 있던 나전과 옻칠 기술을 젓가락 디자인에 적용하면 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박 대표는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젓가락 공부에 돌입했다. 당시에는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이 쓴 책을 제외
    하면 국내에 젓가락 관련 전문서적이 거의 없었다. 반면 중국과 일본에선 이미 젓가락이 하나의 문화적 가치로 
    인식되고 있었다. 박 대표는 외국으로 출장을 가는 틈틈이 젓가락 공부를 병행했고, 외국 공예가들과의 협업
    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렇게 부암동 골목에 작은 젓가락 갤러리를 마련한 지 6년. 저집은 어느새 외국 바이어에게 줄 선물을 구입할 
    수 있는 인기 명소가 됐다. 특히 젓가락에 이름이나 회사명, 대학명을 새길 수 있어 기념품으로 안성맞춤이라고 
    한다. 
    
    ■한국만의 쇠젓가락 세계화 노력
    
    중국, 일본과 달리 한국에서만 사용하는 쇠젓가락을 개발해 전세계에 알리겠다고 나선 이도 있다. 바로 
    수저전문 생산기업 코스틱의 이병식 대표다.
    
    이 대표가 처음 젓가락에 관심을 갖게 된 것도 기념품 때문이었다. 약 10년 전, 인쇄 업체를 운영하던 그는 
    거래처 회사 대표와 식사를 하던 도중 “해외 나가서 젓가락을 선물하면 좋아하더라”는 얘기를 들었다. 그러고 
    보니 한국을 대표하는 젓가락 기업도, 브랜드도 떠오르지 않았다. 예전부터 인쇄업이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한 그는 즉각 시장 조사에 착수하고 자신만의 젓가락을 디자인하기 시작했다.
    
    그가 처음 시도한 것은 젊은 감각의 디자인을 숟가락과 젓가락에 새기는 것이었다. 기존 스테인리스 수저 손잡이 
    부분에 숭례문과 기와 문양, 마주보는 얼굴, 자린고비 굴비 등을 그려 넣었다. 그 당시만 해도 숟가락, 젓가락 
    문양이라고는 꽃이나 인삼이 그려져 있던 시절. 그림만 바꿨을 뿐인데 생각보다 반응이 나쁘지 않았다.
    
    자신감을 얻은 이 대표는 본격적으로 젓가락 공부에 착수했다. 그 때부터 골동품 시장을 샅샅이 뒤지며 우리 옛 
    젓가락의 모습을 찾았다. 지금 그가 소장한는 젓가락 중 가장 오래된 것은 골동품 판매상이 “청동기 시절에 만들
    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는 젓가락이다. 그 외에도 비녀인지 젓가락인지 정체를 알 수 없는 물건부터 황동으로 
    만든 젓가락까지, 오직 쇠젓가락만을 닥치는 대로 모으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선 어느 무덤을 발굴해도 
    쇠젓가락이 많이 나온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수많은 젓가락을 수집한 끝에 그는 “우리 젓가락은 납작한 모양이 아니다”라고 결론 내렸다. 실제 조선시대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젓가락은 대부분 손잡이 부분이 납작하지 않고 입체적인 마름모꼴이었다. 이 대표는 
    “예전에 청동이나 황동으로 직접 두들겨서 젓가락을 만들 땐 마름모로 만들었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스테인
    리스는 너무 단단해서 모양을 쉽게 변화시킬 수 없고, 공장에서 빨리 빨리 만들다 보니 오히려 오늘날 더 불편한 
    모양으로 발전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만들어진 것이 ‘손이 편한 젓가락’이다. 그는 온갖 시도를 거듭한 끝에 스테인리스를 마름모꼴로 
    만드는 데 성공, 대형 유통업체에 납품하기 시작했다. 온라인 상에서만 매달 2만개가 팔린다고 한다. 그는 
    “마름모꼴은 젓가락이 손에 낳는 모든 부분이 면에 딱 맞게 설계돼 있다”며 “작은 차이인 것처럼 보이지만, 
    직접 이 젓가락을 써본 사람 10명 중 8명은 모두 납작한 젓가락보다 더 편하다고 한다”고 말했다.
    
    신기한 건 모양을 바꾸니 다른 나라에서도 쇠젓가락에 대한 수요 늘어났다는 점이다. 이미 중국, 미국, 대만, 
    베트남 등에 코스틱에서 개발한 쇠젓가락이 수출되고 있다. 특히 대만에서 쇠젓가락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으며, 미국의 경우 중국계 미국인들 사이에 스테인리스 젓가락에 대한 반응이 좋다고 한다. 
    
    이 대표는 또 “쇠젓가락의 세계화란 사실 한식의 세계화와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음식 문화가 다른 나라에 
    소개될 때, 그 음식을 먹는 식사 도구도 함께 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비빔밥이 해외에 소개된다면 비빔밥을 
    젓가락을 비벼야 한다는 것도 함께 알려져야 하지 않겠느냐”며 “우리 음식이 많이 알려질수록 쇠젓가락이 
    수출될 기회도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길고 짧고 뭉뚝하고 뾰족하고…식습관 따라 변한 한중일 젓가락
    
    “젓가락 문화권을 방문해 눈여겨본 사람이라면 그곳 사람들이 쓰는 젓가락의 종류와 사용 방식이 눈에 띄게 서로 
    다르며, 또한 그들이 숟가락도 쓰는지, 쓴다면 언제 어떻게 쓰는지에서도 뚜렷한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미국 로완대와 중국 베이징대의 역사학과 교수 에드워드 왕이 2016년 출간한 책 ‘젓가락’은 젓가락의 기원과 
    기능, 풍습만큼이나 한중일 젓가락 문화 차이를 비중 있게 다룬다. 그만큼 전통과 식사 습관에 따라 한중일이 
    사용하는 젓가락의 모습과 방식은 크게 달라졌다.
    
    이에 대한 연구는 국내에도 존재한다. 24일 정연학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관의 ‘한중일 젓가락과 민속’에 
    따르면 한중일 젓가락은 형태나 재질, 크기에 있어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우선 젓가락의 길이는 중국 25㎝, 
    한국 22㎝, 일본 20㎝ 순으로 길다. 중국은 커다란 상의 복판에 반찬을 놓고 집어먹는 식문화로 인해 자연
    스럽게 젓가락이 길어졌다. 반면 일본은 작은 독상에서 식사를 해 길 필요가 없었다.
    
    형태도 다르다. 기름진 음식이 많은 중국의 경우 젓가락이 동그랗고 굵으며 가장자리가 뭉툭하다. 
    일본 젓가락은 앞쪽이 뾰족해 국수와 해산물, 생선을 먹기 편하다. 김치와 같은 절임 채소를 많이 먹는 한국의 
    경우 젓가락 앞쪽이 납작한 모양이다. 중국과 일본은 나무 젓가락을 주로 사용하는 데 반해 한국에선 금속 
    젓가락을 선호한다.
    
    숟가락을 사용하는 방식 또한 한중일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한국은 다른 두 나라와 달리 숟가락을 적극적으로 
    사용해 젓가락을 보조한다. 밥과 국은 숟가락으로, 반찬은 젓가락으로 먹어야 한다. 반면 중국은 국을 먹을 때만 
    숟가락을 이용하고, 일본은 국을 먹을 때도 숟가락을 사용하지 않고 그대로 들어 직접 마신다. 
    
    입력 2019-09-30 
    <손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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